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4.21. (일)

기타

[현장]국세청 막강인맥, 경북고 · 대구상고 뒤안길로

한 때 대구지방국세청을 좌지우지하면서 막강한 파워를 형성했던 경북고와 대구상고 인맥이 이제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전국적인 명문고로 이름을 날린 경북고와 집안 형편이 어려운 소위 가난의 수재들이 몰리면서 명문 실업고로 꼽혔던 대구상고 출신의 학연과 인맥은 지난 날 대구 경북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두루 요직을 차지하면서 황금기를 이뤘다.

 

이들 두 학교의 전성시대가 지나가게 된 것은 고교평준화 도입과 함께 특정 고교의 우수 인재 쏠림현상이 사라지게 되었고, 대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상고로 몰리던 인재들이 대학에 입학하기 시작한 측면이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대구상고의 경우 지난 2004년, 본청 국제조세관리관에서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임명된 정태언 대구청장이 대구상고 출신인데다 국장 4명과 총무과장 등 주요보직 모두가 대구상고 출신들로 채워져 대구상고 최고의 해를 맞기도 했다.

 

당시 대구청의 대구상고 출신 국장은 복수직서기관으로 이종해 조사1국장, 장승우 조사2국장, 조병기 납세지원국장, 하경환 세원관리국장 등이다. 여기에다 대구청 살림살이를 도맡은 총무과장(박무한) 역시 대구상고 출신이었다.

 

또한 제36대 대구청장을 역임한 하종화 청장도 대구상고 출신이고, 그 외 세무서장을 비롯해 사무관 이상 대구상고 출신 관리자들이 대구청 내에서 요직에 두루 배치돼 있었다.

 

경북고의 경우도 최현민 현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을 비롯해 이현동 전 국세청장, 조현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최경수·이종호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박래훈·이동훈·최명해·신세균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등이 경북고 출신들로 한 시절을 풍미했다.

 

이처럼 막강한 인맥이 구축되면서 한때 세간에는 경북고, 대구상고 아니면 사무관이나 서기관은 꿈도 못 꾼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렇게 화려했던 두 학맥이 점차 줄어들면서 현재 대구지방국세청 간부급 인사가운데 경북고 출신은 김일현 조사2국장과 한창욱 서대구세무서장, 그리고 대구상고로는 이희백 남대구세무서장이 맥을 잇고 있으나 이들도 58·59년생으로 향후 경북고, 대구상고 출신 간부들을 지금처럼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세정가 한 인사는 “특목고의 약진과 행정고시, 세대 출신들의 강세 등 시대적 흐름과 베이비부머 세대 공무원들의 퇴직 시기가 맞물리며 명예 퇴직자가 많이 나오는 등 여러 이유로 인해 '탄탄한 학맥'의 명맥도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사는 만사'라고 한다. 특정 학맥의 독식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국세행정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온 긍정적 변화의 맥을 이어 개인의 자질과 능력이 발휘되는 공직풍토 전성시대가 활짝 열리길 바란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