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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3.26. (화)

내국세

국세청 소비세과장의 주류산업에 대한 애정

"여기 계신 분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사랑해 줘야 합니다."

 

주류도매업단체 정기총회에 참석한 국세청 소비세과장의 격려사는 이전과는 분명 달랐다. 국세청의 주세행정 방향을 솔직하게 설명했고, 도매사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정기총회가 13일 63빌딩에서 열렸다.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확정하는 업계의 중요한 자리이면서, 총회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하는 국세청 소비세과장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매년 관심사였다.

 

그런데 윤종건 국세청 소비세과장은 이날 총회에 참석한 전국의 종합주류도매사업자 200여명에게 "여러분 자신들의 사업을 사랑하십쇼"라고 호소했다.

 

종합주류도매업을 '보람 있는 사업' '떳떳한 사업'으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을 정도가 되도록 업계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하고, 국세청도 행정을 통해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였다.

 

이날 윤 과장의 격려사는 당초 정해진 식순이 있었으나 총회가 마무리되고 오찬 직전에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총회 참석 업계 응원 격려사
'소통' 강조하며 불공정거래 개선작업 일정 등 주세행정 진솔하게 설명

 

단상에 오른 그는 도매사업자들의 행정에 대한 의견을 질의응답 식으로 듣고 싶다고 먼저 밝힌 뒤, 미리 준비한 격려사 원고를 읽어 나갔다. 원고도 대폭 줄여 읽고, 자유롭게 국세청의 행정방향을 안내했다.

 

그는 먼저 "대내외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성실신고는 물론 국세행정에 적극 협조해 준 오정석 회장을 비롯해 회원사 대표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올해에도 종합주류도매협회 회원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행정은 탁상에서 결정을 하고 난 다음에 이해관계자들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부터 회원들을 대표하는 협회장을 통해 의견을 듣고 이를 적극 반영해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윤 과장은 그러면서 종합주류도매사업자들의 초미 관심사인 리베이트 등 불공정거래 관련 규정 및 고시 개정의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규정.고시 초안은 거의 완성됐고, 이제 제조사 등 업계의견 수렴과 시행시기만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이달 주류산업협회 총회가 끝나면 제조사 특히 리베이트와 관련이 가장 많은 위스키 수입업자 등을 대상으로 수회에 걸쳐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라며 "맥주사, 소주사도 마찬가지인데 시장점유율이 높은 회사가 있고 점유율이 낮은 회사가 있어 점유율이 높은 회사의 의견만 반영되는 것도 맞지 않으므로 이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 최대한 의견을 듣고 잘 협의해서 합의된 안을 만들어 여러분에게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행시기는 확정된 게 없으나 "빠르면 4월, 업계와 좀 더 소통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면 7월경에는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 과장은 불공정거래와 관련한 규정.고시의 시행도 시행이지만 도매사업자들도 아픔이 있을 것이라며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뭔가를 새롭게 바꾸려는데 부담을 거의 안주는 상태에서 개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히면서 "처벌 규정이 강화되는 것이 많이 있고, 도매사업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고 예고했다.

 

또 "이번 불공정거래 관련 개선작업은 여기 계신 유통업계 대표들이 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해서 그 요구사항을 집행하는 것이다"고 전제하면서 "여러분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고,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낳은 주류유통환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보였다.

 

윤 과장은 그러면서도 도매사업자들의 아픔이나 감수해야 할 부분이 결과적으로 종합주류도매업을 '떳떳한 사업'으로 만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임을 강조했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이 정말 좋은 사업이 되고 떳떳한 사업이 돼서 후손들에 물려줄 수 있는 훌륭한 사업체가 되기를 바라며, 그 사업을 보람되고 떳떳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국세청이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격려사를 끝낸 후 윤 과장은 질문이 있으면 하라고 했고, 한 협회장이 질의를 했다. 이전 중앙회 총회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협회장의 질문 요지는 '대형 도매사업자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국세청의 대처 계획'이었는데, 이에 대해 윤 과장은 "지금까지는 위반했을 때 오는 법적 제재가 상대적으로 별로 크지 않고, 위반했을 때 오는 효익이 더 컸다"면서 "앞으로 위반 횟수 산정이나 범칙금 규모를 좀 더 강하게 할 것이고, 결국은 위반한 사람이 사업을 계속 영위하는데 한계가 있도록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분명한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여기 있는 분들이 자기 사업을 사랑해야 하며, 면허제 자체를 부인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스스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맺었다.

 

이날 질의응답까지 모두 지켜본 한 도매사업자는 "국세청의 주류유통에 대한 정책방향을 속 시원하게 들을 수 있었고, 이전보다 훨씬 더 업계와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흐뭇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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